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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정보/금쪽 같은 내 새끼

(육아생각) 13개월 어린이집 보내기 고민

by 엘리니별 2021.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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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기르기 전

비슷한 때에 결혼한 또래들이 있습니다. 그 친구들과 공동육아를 꿈꾸며 각자 잘하는 분야로 홈스쿨링까지 해보자 했었습니다. 

어머니가 초등학교 선생님이셨지만,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유치원, 어린이집은 뉴스에 나오는 학대 이유 때문이 아니어도 특별히 보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출산을 하고서도 어린이집은 아이가 꼭 가고 싶어 할 때, 의사소통이 분명하게 될 때 그때 즈음 보낼까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출산 후 코로나와 육아

임신 중기에 코로나19가 극심해져서 거의 집에만 있었고, 출산 후에도 코로나19로 갓난쟁이를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1년 남짓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더니 대문 밖의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이 되었고, 너무 더운 날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에 가는 걸음이 1년 동안 제일 많이 걸은 걸음이었던 것을 깨닫고, 이대로 집에만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여 매일 외출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가를 데리고 공원을 걸었고, 매일 집 근처 카페를 드나들었습니다. 공원으로 산책을 할 기운이 없는 날에는 커피라도 마시러 나갔습니다. 내가 살기 위해서. 

 

아이는 매일 카페를 드나들면서 사장님들(가족이 아닌 사람)과 친해졌고, 카페에 오는 손님들을 보며 봤던 사람인지, 처음 본 사람인지를 구별하고,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익숙한 얼굴에는 친근함을 표현하고, 처음 본 얼굴은 인상을 쓰며 유심히 관찰해서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교회는 비대면 예배로 전환되어 인원수 제한이 생겼습니다. 우리 교회는 매 주 소그룹별로 돌아가며 예배당에 출석하여 예배를 드렸습니다. 같이 예배를 드리는 우리 소그룹의 아이들은 우리 아이의 언니 오빠들입니다. 오랜 기간 난임이었기에 그 아이들도 우리 가정에 아이가 생기기를 기다렸기에, 소중한 동생인 우리 아이를 만날 때마다 무척 반가워합니다. 그 언니 오빠들의 영향이었는지, 세상 모든 언니 오빠들은 자기를 예뻐하는 줄 알고, 길을 걷다가 만나는 언니 오빠들만 보면 그렇게 반가워하며 자기를 예뻐해 주길 기다립니다. 또래는 두말할 것도 없이 관심 폭발입니다. 셋째처럼 키우기가 모토였는데 코로나로 여느 첫째와 다르지 않게 자라고 있어서 아쉽습니다. 

 

어린이집을 보내야하는 이유

아직 형제가 없는 아이에게 집에서 가르치기 힘든 것은 규칙, 순서 지키기, 기다려주기입니다. 아직 13개월에게는 이른 개념이겠지만, 놀이터에서 놀 때 꼭 필요한 개념입니다. 미끄럼틀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에게 언니 오빠들이 함께 이용하는 놀이터에서 가르쳐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개념을 습득해두면 나중에 동생이 생겼을 때 더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동생.  동생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는 때는 엄마 뱃속에 동생이 생겼을 때 일 것입니다. 그전에 엄마와 떨어지는 연습을 해두어야, 엄마가 동생 때문에 자기를 혼자 둔다는 상실감을 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돌 즈음 아픈 아이를 돌보다가 대상포진이 생겼습니다. 그저 잠을 좀 못잔 것뿐인데, 내 체력과 면역력이 이 정도뿐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저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입히고 잘 지내게 할 뿐이지 더 이상의 교육이나 놀이의 개념은 없는 일상이었는데 대상포진이라니... 나의 한계가 여기 까지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SNS에서 보고 나도 이렇게 해봐야지 했던 그 엄마들처럼 아이에게 엄마표 놀이와 학습을 시킬 수 있는 체력은 나에게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육아는 이 정도이구나. 그리고 말씀묵상을 통해 주시는 감동도 내가 뼈와 살을 깎아가며 아이를 키우길 원하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다른 이유

어린이집을 보낸다고 생각했을 때 가장 큰 걱정은 다른 아이들에게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오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주 가던 카페 사장님이 제 고민을 듣고는 우리 부부가 올바르게 살고 있기 때문에 아이도 바르게 자랄 것이라고 해주셨습니다. 맞다. 결국 아이는 부모의 영향력 아래에서 보고 배우는 것. 내가 옳은 방향으로 살면서 아이에게 옳고 그름을 가르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쁜 것을  보았을 때 그것을 분별하고 거절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중요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는 영재로 키우려는 것은 아닙니다. 공부를 못해도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아이로 키우고 싶습니다. 내가 하지 못했던 것이라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좋은 사람을 사귀고, 사람과의 관계를 편견 없이 잘 맺어갈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랍니다.  그래서 인성과 사회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훈육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프로그램이 많은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편안하게 안정감을 가지고 잘 놀며 잘 먹을 수 있는 곳을 원합니다. 친구들과 밥을 같이 먹으며 소식하는 지금보다 더 잘 먹게 되었으면 좋겠고, 친구들이 걷는 것을 보고 빨리 걷게 되는 날이 오면 좋겠고, 집에만 있을 때보다 활동량이 늘어날 필요는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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